Info-Tech

개발자가 비즈니스적 고민도 필요할까? (1) 본문

에세이

개발자가 비즈니스적 고민도 필요할까? (1)

개발 로그를 쌓고 싶은 블로거 2024. 2. 12. 02:05

당신은 방망이 깎는 노인이신가요? 

수필 "방망이 깎는 노인"의 스토리는 대략적으로 이렇다.

 

동대문 맞은편 길가에 앉아서 방망이를 깎아 파는 노인이 있었다.
방망이를 한 벌 사 가지고 가려고 깎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았다.

나: "좀 싸게 해 줄 수 없습니까?"

노인: "방망이 하나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비싸거든 다른 데 가 사우."

대단히 무뚝뚝한 노인이었다. 값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잘 깎아나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깎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깎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 보고 저리 돌려 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깎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타야 할 차 시간이 빠듯해 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나: "더 깎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주십시오."

노인: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나: "살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더 깎는다는 말이오? 노인장, 외고집이시구먼. 차시간이 없다니까요."

노인: "다른 데 가서 사우. 난 안 팔겠소."

나: "그럼, 마음대로 깎아 보시오."

노인: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물건이란 제대로 만들어야지, 깎다가 놓치면 되나."

.. 중략 .. 어쨌든 기다려서 방망이를 샀고 집에 가져갔더니 잘 만들었다 카더라 라는 내용

 

 

위의 내용은 이렇다. 고객이 물건을 사야하는데 장인정신으로 제품을 만드는 노인으로 인해 시간이 지체되었고, 오랜 기다림을 통해 얻은 제품(방망이)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 수필을 지은 작가의 교훈은 '무슨 일이든, 장인정신(=자기만의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이다.

 

만약, 개발자가 방망이를 깎는 노인이라면? 

 

서울의 한 사무실 좋은 의자에 앉아서 개발만 주구장장 하는 개발자가 있었다.

고객: "그 기능 언제 출시하시나요?"

개발자: "기능 하나 가지고 배포하겠소? 정교한 코드설계를 하는중이에요. 기다리세요"

대단히 무뚝뚝한 개발자였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개발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코딩하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 보고 저리 돌려 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개발하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출시하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고객: "더 하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주십시오."

개발자: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고객: "살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더 개발한다는 말이오? 개발자님, 외고집이시구먼. 시간이 없다니까요."

개발자: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물건이란 제대로 만들어야지, 깎다가 놓치면 되나."

 

장인정신은 개발자에게 필요한 중요한 덕목이다. 정확한 설계를 통해 코딩을 하고, 레거시 코드를 줄이며 제품의 코드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빠른 개발 속도를 유지하고 다른 제품을 개발 할때 확장을 위한 도움을 준다.

 

하지만 위와 같이 개발자가 장인정신으로 방망이만 깎고 있다면 현실에서는 잠재 고객을 잃게 될 것이다. 현실 속 고객은 인내심이 길지 않기 때문이다. 개발자가 정성스럽게 설계한 제품을 이해해주지 않을 뿐더러 아마도 옆 업체에서 먼저 만든 비슷한 방망이를 구매해서 쓸 것이다.

 

그렇다면  장인정신을 포기해야 할까?

마치 위의 글에서는 고객의 만족이나 사업의 성장을 위해 장인정신을 포기하라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정확히는 아니다.

결국 좋은 장인이란, 개발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고객도 생각하는 비즈니스 마인드를 포함 해야한다.

비즈니스적으로 생각을 한다는것 =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것

 

개발자는 개발만 잘하면 되는거 아니에요?

네, 아닙니다. 라고 답변해주고 싶다. 

우리가 회사에 소속되어 개발을 하는 이유는 우리가 지닌 개발 역량을 통해 제품을 만들고, 이익을 창출 하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장인정신이 투철한 노인은 단순히 물건을 만들기만 할 뿐 제때 못팔 수 있다. 이러한 개발자가 되지 않기 위해 개발능력 이외에도 사용자 만족도나 회사의 비즈니스 목표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회사에는 단순히 프로그래밍이 뛰어난 개발자보다 프로그래밍 능력을 통해 고객을 만족시키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매출을 창출 할 수 있는 개발자가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회사에서는 개발적 역량 외에도 협업 능력이나 커뮤니케이션, 오너십, 리더십 등을 개발자에게 요구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들이다. 이런 능력들은 회사에 당장 수익을 창출하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의 문화와 조직의 전반적인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국, 개발자는 자신이 속한 조직의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팀원 중 하나이다. 개발자는 프로그래밍 기술뿐만 아니라, 조직의 비즈니스 목표와 전략을 이해하고, 전체 조직의 성공을 위해 다방면으로 기여할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갖출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 관점을 지닌 방망이 깎는 개발자

보통 개발자라면, 고객이나 회사의 필요에 맞춰 빠르게 개발하고 배포하는 경험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신속한 시도와 실패를 통해 학습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경에서 개발자는 자주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 시장의 요구 사항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 신속하게 개발하고 배포해야 할지, 아니면 시간을 들여 안정적인 설계를 통해 추후 확장성을 고려해야 할지 기로에 선다.

 

하지만 아래처럼 급박한 비즈니스 이슈가 있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교토의 한 사무실에 있는 회사는 운영 자금이 바닥나가는 상황에 직면해있다.

A: "그 기능 언제 출시되나요?"

개발자: "좋은 설계를 위해 노력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개발자는 훌륭한 코드 작성을 위해 세심하게 설계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빠른 기능 출시로 시장 반응을 테스트해야 하는 A는 점점 더 조급해졌다.

A: "우리 회사 상황을 고려할 때, 이 기능이 급히 필요합니다. 무한정 기다릴 수는 없어요."

개발자는 심사숙고 끝에 고객이 요구하는 기능 배포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개발자: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지어 배포하도록 하겠습니다."

A: "바로 피드백을 반영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개발자는 자신이 속한 회사의 현재 상황이나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는 비즈니스 전략을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는 신속한 출시를 통한 시장 검증이 회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발자가 비즈니스적 고민도 필요할까?(2)  (35) 2024.02.24
Comments